무명 감독에 스타 없어도…‘동막골’첫주 148만명 돌풍

스타 없는 신인 감독의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이 극장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4일 개봉한 이 영화는 첫주 148만3000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이는 지난주 박스오피스 1위는 물론 2005년 최고의 개봉 스코어다.

‘웰컴 투 동막골’의 흥행 성공에는 남다른 점이 있다. 한 주 먼저 개봉된 ‘친절한 금자씨’가 박찬욱·이영애라는 최고의 스타를 앞세운 데 비해 ‘…동막골’은 특별한 흥행 카드가 없는데도 관객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동막골’은 1950년,전쟁의 포화도 비켜간 동막골에 오게 된 국군·인민군·연합군이 순수한 주민들에게 동화돼 인간애를 되찾는다는 이야기. 그러나 이 영화가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올해 초반,거의 모든 투자사에 이 시나리오가 돌았으나 선뜻 돈을 대겠다는 곳이 없었다. 주연배우(정재영 신하균 강혜정) 캐스팅이 약한 데 비해 예산(당시 38억원)이 높다는 이유였다. 여기에다 6·25라는 시대물이 호소력이 있겠느냐는 부정적인 인식도 작용했다. 감독 역시 영화계에선 무명이나 다름없던 신인 박광현이었다.

당초 투자를 결정했던 CJ엔터테인먼트는 제작비가 초과되자 바로 손을 뗐고,영화는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 상반기 ‘말아톤’ 돌풍을 일으킨 쇼박스가 투자를 결정해 영화는 벼랑끝에서 살아났다. 시나리오가 좋은 데다 감독의 잠재력과 주연배우들의 연기력을 믿었던 것이다. 또 영화를 하고 싶다고 무작정 찾아온 박 감독에게 선뜻 메가폰을 맡긴 제작사의 결단도 주효했다.

이러한 모든 것이 적절히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영화는 꽤 괜찮은 ‘대중 영화’로 탄생했다. 6·25를 잘 모르는 젊은층도 공감할 만한 줄거리에 세대를 초월하는 살가운 웃음이 버무려진 덕분이다. 치밀한 기획력,효율적인 제작비 관리,연기파 배우들로 뭉친 ‘…동막골’이 무리한 스타시스템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한국 영화계에 신선한 자극을 던지고 있다.

한승주기자 sj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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